18살의 여름, 우리는 어른이 되었다. 


 그 동안의 아픔을 견뎌 내고, 가슴이 무뎌지고 나서야, 그 시절, 우리의 철 없는 행동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했는지 알게 되었다. 나는 고향을 쫓기듯 떠나야만 했고, 너는 그곳에 강제로 남아야만 했다. 절대로 변하지 않으리라 여겼던 우리의 사랑조차도, 시간의 흐름에 의해 서로 잊혀지기 시작했고, 결국, 서로에 대한 애정은 사춘기 시절의 추억거리로만 마음 한켠에 자리 잡아버렸다. 

 

 나중이 되서야, 너를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는 너는 더 이상 내게 예전과 같은 존재가 아니였다. 네 옆은 물론이고, 내 옆 또한 누군가가 있었다. 어린시절의 간지러움도 수줍게 마주하던 시선도 기억 속의 잔상으로만 남겨졌다. 


 때때로 그날처럼 비가 쏟아지는 날이면, 문득 네가 생각나버려, 추억속에 잠긴다. 혹시라도 그 시절 우리가 조금만 더 일찍 철이 들었더라면, 지금과는 다른 미래를, 매일 아침을 같이 마주하는 그런 미래가 오지 않았으려나 상상해본다. 


 그렇게 너를 추억하다가, 비가 그침과 동시에 그리움도 잊어버린다.




​                                                                                                                                                  

예전에 트위터에 조각글고 올렸던거 정리해서 다시올림.

2015.02.19 木 

W.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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